적혈구 증가증(polycythemia)은 엄청나게 많은 수의 적혈구가 생산되어 혈액 내 순환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RBC>800만~1,200만/㎣, Hb>12~25g/dl). 적혈구 수가 지나치게 증가하면 혈액 점도와 혈액량이 증가하여 혈액 순환이 방해를 받게 된다. 적혈구 증가증에는 발생 기전에 따라 원발성, 이차성, 상대적 적혈구 증가증의 세 종류가 있다.
원발성 적혈구 증가증(polycythemia: PV)은 단일 줄기세포에서의 염색체 변화로 발생하는 골수 증식성 장애로, 적혈구 뿐만 아니라 과립구와 혈소판을 포함한 세 혈구 세포의 증가를 동시에 동반하기 때문에 일종의 암 전구 병변으로 간주하고 있다. 50세 이상의 중년에서 잘 발생하고 특히 유대인에게 흔하다.
증상은 잠 행적으로 시작하여 만성적으로 진행된다. 공수 증식성 기전에 의한 세 혈구 세포의 과잉 생산으로 혈액 점도 증가, 전체 혈액량 증가(정상의 2~3배), 모든 조직과 기관에 심한 혈액 충혈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비장 비대 역시 흔하게 나타난다.
원발성 적혈구 증가증 환자의 검사 소견은 RBC와 Hb 증가, 호염구 증가를 동반한 WBC 증가, 혈소판 증가와 혈소판 기능 부전, Leukocyte alkaline phosphatase(LAP)와 uric acid와 cobalamin 수준 증가, Histamine 수준 증가, 골수검사에서 RBC, WBC, Platelet 등의 세포 수 증가(hypercellularity), 비장 비대(원발성 적혈구 증가증 환자의 약 90%에서 관찰) 등이 있다.
치료의 목표는 혈액량과 점도를 저하하고, 골수 활동을 저하하는 것이다.
헤마토크리트를 원하는 수준(45~48%)으로 감소시키기 위해 정맥 절개술을 시도한다. 보통 초기에는 HCT가 정상화될 때까지 300~500ml의 혈액을 격일로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하며 추후 증상의 정도에 따라 그 빈도를 조절한다. 반복적으로 정맥 절개술을 시행하는 환자는 일시적으로 철분 결핍 증상이 유발될 수 있으나 철분 보충은 엄격히 금해야 한다. 때문에 정맥 절개술을 받은 환자는 철분이 다량 함유된 식이(굴, 간, 콩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골수의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busulfan(myleran), hydroxy urea, melphalan(Alkeran) 등의 골수억제제를 투여한다. 방사성 인 역시 효과적인 약물로서 투여 시 6개월에서 2년 정도 증상의 완화를 경험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는 골수에서의 혈구 세포 생성을 저하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통풍이 발생한 경우 통풍 발작을 예방하기 위해 allopurinol을 사용한다. 또한 혈전 예방을 위해 aspirin이나 dypyridamole와 같은 항혈소판제제가 사용될 수 있으나 대신 위점막 자극으로 인한 위장 출혈 등의 부작용을 잘 관찰해야 한다.
혈액 점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수액 투여를 강화하고 주입량과 배설량을 주의 깊게 기록한다. 아울러 순환 정체로 인한 혈전 형성을 막기 위해 가능하면 보행하도록 권장한다. 누워있는 환자는 자세를 자주 변경해 주고 사지의 수동적 운동을 시행한다.
원발성 적혈구 증가증의 예후는 진단 시 환자의 나이나 치료 방법 또는 합병증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약 30% 정도는 혈전성 합병증으로 사망하고, 10~15%는 출혈로, 약 15%는 골수성 백혈병이나 범혈구 감소증을 동반하는 골수 섬유증 등으로 사망하게 된다.
신체의 산소요구량이 높아지게 되면 신장에서 erythropoietin의 생성이 자극되어 골수에서의 적혈구 생산이 증가하는데 이처럼 조직의 저산소증에 대한 보상 반응으로 나타나는 적혈구 증가증을 이차적 적혈구 증가증이라 한다. 즉 이런 형태의 적혈구 증가증은 어떤 병리적 결함에 의해서가 아니라 신체의 특정 상황을 보상하기 위한 생리적 반응으로 유발된다고 할 수 있다. 폐질환(특히 폐공기증), 심 맥관 질환, 허파꽈리의 과소 환기, 산소 운반 장애, 조직 저 산소증, 고도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는 것 등은 신체의 산소 요구량을 증가시키는 경우로서 이차적 적혈구 증가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차적 적혈구 증가증의 증상과 검사 소견은 원발성 형태와 유사하나 다만 백혈구와 혈소판 수가 정상이고 비장이 커지지 않는다는 점만 다르다. 치료는 원인 질병과 산소 결핍증을 유발하는 조건을 조절하는 것이다. 원인 조건이 교정될 수 없는 경우에는 혈액의 용량과 점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정맥 절개술을 시도한다.
적혈구 상실이 없는 상태에서 혈장만을 상실하게 되면 적혈구 농도는 혈장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런 상태를 상대적 적혈구 증가증이라 한다. 상대적 적혈구 증가증을 유발할 수 있는 조건은 불충분한 수액 섭취, 설사, 구토, 화상, 그리고 이뇨제 투여로 과도하게 수분이 상실된 탈수 상태에서도 발생한다. 치료는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재조절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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